바랑둥이가 인기를 끄는 이유

남이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는 '바람둥이' 선호 현상

바람둥이라고 알려지면 외면당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

바람둥이들에겐 여성이 계속 꼬이고, 여성들은 애인이 있는 바람둥이의 유혹에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한다.


정재승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생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설명한다. 

▣ 참조기사 : 바람둥이의 뇌는 정말 다를까(정재승, 한겨레신문 2017.1.21) 

생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태계에선 다른 암컷들이 선호하는 수컷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서인도제도의 트리니다드토바고에 서식하는 관상용 열대어인 거피(guppy)는 강물의 색깔에 따라 몸의 빛깔을 바꾼다. 암컷은 대개 밝은 오렌지 색깔을 지닌 수컷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는데, 몸 빛깔이 밝은 수컷일수록 암컷을 보호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다른 암컷이 덜 밝은 빛깔의 수컷을 선택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면, 덩달아서 그런 수컷을 짝으로 고르는 경향이 관찰됐다. 즉, 거피들은 다른 암컷들이 선호하는 수컷에 관심을 보이고 그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방 행동은 다른 암컷들의 판단을 활용해 자신에게 적합한 짝짓기 상대를 신속히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사람들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남들이 선호하는 이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한 집단 안에서 인기 있는 사람은 그중 가장 능력 있는 이성이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인기가 있다’는 사실은 그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신호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간들도 다른 사람들의 판단을 믿는 것이다.

바람둥이 현상엔 남이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는 모방심리가 있는 것이다.

일부일처제가 거의 없는 생태계에선 바람둥이가 오히려 흔한 존재라고 한다.

생물학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생태계에선 수컷의 10% 정도만이 겨우 암컷과 교미를 할 자격을 부여받는다. 다시 말해, 90%의 수컷은 평생 암컷과 단 한번도 교미를 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흔히 일부일처제가 우리의 성생활을 방해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 덕분에 대부분의 남성이 여성과 짝짓기를 할 자격을 얻는 셈이다.

일부일처제의 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바람둥이 기질은 뇌 호르몬 문제

바람둥이가 되는 것은 타고나는 유전형질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실험도 있다고 한다.

북아메리카 중서부 대초원과 산간지방에 서식하는 들쥐 ‘불스’에 대한 실험이다.

대초원에서 서식하는 불스는 평생 한 파트너하고만 짝짓기를 하며 직접 만든 둥지에서 새끼를 함께 돌보지만, 산에 사는 불스는 새끼를 낳아도 수컷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으며, 곧장 다른 암컷과의 짝짓기를 위해 떠난다. 미국 에모리대학 래리 영 박사팀이 대초원에서 서식하는 성실한 수컷 불스들에게 ‘바소프레신’이란 호르몬을 차단하는 약물을 투여했더니, 평소에 자상하던 수컷이 교미가 끝나기가 무섭게 자취를 감춰버렸다. 게다가 산에 서식하는 불스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바소프레신 수용체 양을 늘렸더니, 바람둥이 수컷 불스들이 갑자기 한 파트너에게 전념하고 새끼를 키우는 데 몰두하더라는 것이다.

바람둥이가 타고나는 것이라 해도 그들에겐 살면서 터득한 노하우가 있는 법이다.

바람둥이의 대명사인 카사노바는 자서전 <불멸의 유혹>에서,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여성에게 자신이 매우 사랑받고 있으며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사노바가 카사노바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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